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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느끼는 것들/일상

[퇴사일기]#2 회사 동료와 회식 (부제: 처음처럼 플렉스 염따빠끄)

by 플라시스 2020.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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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이야기 ▼

[퇴사일기] #1 스타트업 회사에 다니며 내가 퇴사를 결심하게 된 이유

시작은 언제부터 였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2019년 12월까지만 해도 화기애애 하고 참 좋았는데 말이죠. 2020년 1월까지도 괜찮았던 것 같았습니다만, 2월부터 회사에서의 제 위치는 크게 삐그덕 �

eccentric-house.tistory.com

 

짧은 제 인생에는 정말 많은 퇴사가 있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일을 시작하면 거의 1년에 한번씩 퇴사를 한 것 같아요.

아 물론 1년이 넘게 다닌 회사도 있고, 겸업 때문에 짧게 다닌 회사도 있지만 평균적으로는 1년 정도 다니고 이직을 하는 듯 합니다.

 

덕분에 연봉은 올랐지만 저의 전문성이 안드로메다로 가는것은 문제인 것 같네요.

 

퇴직한 회사와는 대부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아마 퇴사의 원인이 제가 눈치를 보다가 퇴사를 결정하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래도 회사에서 잘 생활해왔기 때문에 아직까지도 연락하는 회사가 많은 거겠죠?

 

 

 

 

 

일 하는 것 자체는 늘 즐겁지는 않지만, 제 주변에는 좋은 동료들이 많아서 회사 다닐 맛이 났죠.

이번에도 정말 좋은 동료들을 만나서 회사생활이 즐거웠어요.

여태 만났던 동료들 중에서는 제일 재미있는 사람들입니다.

 

요즘같은 시대에는 아무리 동료들이라도 술 한잔 하자고 하면 안올수도 있었는데 다들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시더라구요.

지금의 멤버가 갖춰지고 난 후 매달 한번씩 빠지지않고 술을 한잔했는데, 이제 함께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너무 슬픕니다.

 

코로나가 지금처럼 엄청 심하지 않을 때 조촐하게 가졌던 회식이었는데, 이번에 처음처럼에서 하는 '염따빠끄' 마케팅에 당해 무려 소주를 7병이나 마셨습니다. (이 날은 염따빠끄의 날이라고 저희끼리 기록했어요)

다들 술을 그렇게 잘 마시는 편이 아니었는데, 그놈의 염따빠끄가 뭐라고.. 

정말 다들 눈빛이 이상해지는걸 느끼면서 마셨음.

 

 

 

 

처음에 '염'이 나오지 않았어야 했는데, '염'이 나오고야 말았어요.

그러고나서 안나왔으면 안했는데 소름돋게도 1차에서 '염','따','빠' 가 순서대로 나와버린겁니다.

 

그러고나서 2차를 갈 때도 이 병뚜껑을 챙겨서 들어가는 가게마다 "처음처럼 플렉스 있어요?" 라고 물으면서 2차를 잡았어요.

아 진짜, 제가 마케팅 하면서도 속으로 "아~ 이건 참 대단한 마케팅이다" 라고 생각했어요.
취할수록 얼마나 약오르겠어요.
대기업을 상대로 하는 술게임이라니!

 

초록병이 투명해서 아래쪽으로 보면 보일 것도 같은데 사람들이 잘 안보인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저는 눈 한쪽이 약시라서 그런지 글자 구분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4병만에 염따빠끄를 맞췄습니다~

 

아 근데 이랬으면 안됐어요.

그 다음에는 수미상(쌍)관을 맞춰야 한다고 동료들이 염을 맞추기 시작했음.

언어시간에 배운 수미상관은 이런데 쓰라고 배운게 아닌데 말이죠.

 

솔직히 따랑 빠는 흐린눈으로 잘 구분이 되지 않았는데 염과 끄는 확실히 구분 되더라고요.

술에 취해서 '내가 이거 못맞추면 2차 쏜다!' 고 했는데 못 맞추고 현실이 되어버림.

 

뒤집어 봤을 때 좀 꽉찬게 빠, 들찬게 따.

 

그래서 결국 수미상관 때문에 '염따빠끄'-'염'-'따'-'빠' 맞추고 회식이 끝났습니다.

'빠'까지 마셨을 땐 직원분이 저희 동료 중 한분을 보고 "이 분 화장실 가셔야 하는것 아닌가요?" 라고 할 정도로 다들 취해있었답니다.

 

저는 그 날 잠들기 직전까지 딸꾹질을 했어요.

그래도 그 날 물을 많이 마셔서 그런지 아침에 너무나도 말짱하게 일어났답니다.

하지만 끄까지 맞췄더라면 전 아마 죽었을지도 몰라요.

출근 하니 다들 서먹서먹 한 것이 기억이 잘 안나시는 것인지.. 아니면 내가 모르는 다른 일들이 있었던것인지 잘 모르겠더라구요.

 

아무튼.. 진짜 이게 뭐라고..

그래도 덕분에 즐거운 퇴사파티까지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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