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27 - [살면서 느끼는 것들/경험담] - 우울증약 먹어도 되나요? 3편
이번 글에서는 마무리 지어야겠다.
결론적으로 요즘은 우울증약 먹어도 괜찮다.
대학병원만 안가면 되고, 다른사람에게 추천받아서 갈 수 있는 정신과나 혹은 직장인들이 많이 다니는 곳에 위치한 정신과들이 대부분 좀 잘하는 듯 하다.
초기 우울증약을 전달받았을 때에는 1주일에 1회씩 조금의 상담을 통해 약이 조금씩 바뀐다.
나는 주로 잠을 자지 못함에 대한 스트레스와 평소 불안함에 대한 스트레스가 강한 편이었다.
TCI등의 심리검사에서도 그렇게 나왔고, 특히나 신체반응으로는 장트러블이 많이 발생하는 경우였다.
주로 도움이 많이 되고 있는 약은 데파스정인 것 같다.
그리고 다른 약들도 있는데, 대부분 불안장애를 낮춰주고 우울감을 감소시키는 약들이 대부분이었다.
약의 갯수는 5종류 정도 먹고 있는 것 같다.
초기에는 1주일에 1회씩 5번정도 방문하면서 약을 조절하였고, 상태가 좋아지기 시작하였을 무렵에는 2주에 한번씩 방문했다.
그리고 요즘에는 3주에 한번씩 방문하고 있다.
흔히 약빨이 돈다고 하는것은 약 3주때부터 약의 효과가 조금씩 올라온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정신이 많이 아픈 사람들은 이 3주를 못견디는 것 같다)
초반에는 불면증에 대해 그저 잠을 빨리 잘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었는데, 3주 정도 되었을 때 마음이 편안해지는 경험을 했다.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덜 반응하게 되어서 마음이 편했다.
무엇보다 요가를 운동으로 하고 있는데, 매번 2시간이 집중이 되지 않다가 약을 먹고나서는 요가의 움직임에 굉장히 집중할 수 있게 되면서 조금 더 릴렉스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약을 먹으면 신체반응이 올 때 빨리 알아차릴 수 있게 되어서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정신상태가 되는 것 같다.
또한 집중력도 조금 더 좋아졌다.
그리고 스트레스성 식욕이 많이 사라졌기 때문에 1차적인 약물치료랑 다르게 몸무게는 거의 1~2kg 내외로 유지하고 있다.
정신과약은 정말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몇번의 실험으로 나에게 잘 맞는 약을 찾아서 복용해야한다.
정말 정신과 약을 먹어야 하는 사람들은 어떤 이유때문인지 정신과 약에 대해서 불편한 생각을 갖고 있는 듯 하다.
그리고 하나의 약이 내 정신을 편안하게 만드는데까지 약 3주간의 시간이 걸린다.
이 부분은 내 경험이기도 하지만, 처방받은 약에 대해서 찾아보면 그렇게 나온다.
그래서 정신과약을 먹으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오래 치료해야한다는 점을 알고 가면 좋겠다.
그리고 항정신성약들은 다 보험이 된다.
그런데 사람들은 보험이 되는 것 조차 꺼려해서 더 큰돈을 내고 약을 받는 경우도 있는 듯 하다.
근데 꼭 그렇지 않아도 되는 점을 알려주고 싶다.
만약 정신과 치료를 받는다는 이유로 나를 거절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과 친하게 안지내면 된다.
마치 그것은 "나 감기 좀 이번에 심하게 걸려서 병원가서 약 받아올게" 라고 했는데 "헐~ 병원약 먹는 사람이 있어?" 라고 말하는 수준밖에 안되기 때문에 그런 머저리들이랑은 상종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약을 먹는다는 사실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공표하고 있다.
위협이 아니라, 약을 먹음으로 인해서 내가 이만큼 긍정적일 수 있다는 점을 표현하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너무 힘들면 정신과 약물치료를 받아봤으면 좋다" 라고 말하고 다닌다.
실제로 나는 약물 복용 후 스스로에 대한 평가가 다소 관대하지고, 불안도가 떨어져서 회사 내 성과가 많이 올랐다.
이러한 이유로 회사에서도 나의 정신과 치료를 지지해주고 있는 상황이고,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할 수 있도록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왜 아프면서 이 세상을 견뎌나가야 하는지 모르겠다.
예를들면 팔이 부러졌는데 왜 너덜너덜 거리면서 살아가는지를 모르겠다.
마음이 산산조각 났는데, 왜 붙일 생각을 안하는건지 모르겠다.
어짜피 세상은 언제나 위협적이고, 이 환경에서 살아남으려면 내 자신에게 관대하고 편해져야한다.
변화무쌍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유연한 사고로 대처해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과정을 혼자서 경험하기 너무 힘든 상황이 발생한다면, 약물적인 도움을 통해서 조금 더 빨리 성장할 수 있음을 많은 사람들에게 너무 알려주고 싶다.
Appendix
- 보험처리 후 한달의 약물 가격은 복용하는 약물의 종류와 양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한달에 5~6만원 정도 소요된다. 3주치 약을 받으면 진료비를 포함하여 약 3만원 정도 들었는데, 가장 심했을 땐 4만원까지 올랐던 것 같다. (그때는 약물의 갯수가 상당히 많았다.)
- 정신과 치료 예약은 평균적으로 3주정도 소요되는 곳들이 많다. 빠르면 빠를 수록 좋지만 그 사이에 괜찮아 졌다고 해서 정신과를 방문하지 않을 이유는 없으므로 방문하는 것이 좋다.
- 정신과 방문 시, 병원 특성상 약간의 진상손님으로 인해 예약 시간보다 1시간 정도 추가 소요될 가능성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책이라던지 유튜브, 영화, 뜨개질 등 혼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챙겨가면 정신건강에 좋다.
- 정신과 치료를 위해서는 약간의 금전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초기 치료 예산으로 약 20만원 정도라고 생각하면 전국 어디를 가도 비슷하게 여겨질 것이다. 나는 뇌파검사와 TCI검사만 했는데 추가적인 검사가 필요한 경우 비용이 더 추가될 수 있고, 청소년기인 경우 조금 더 디테일하게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최대 50만원 정도 드는 곳도 본 것 같다.
- 심리상담을 병행하면 더 좋다. 글에 적을 위치를 못잡아서 추가하지는 못했지만 나 같은 경우 정신과 약물 치료 이전에 2020년과 2021년 사이에 미술심리상담을 10회정도 진행하였다. 그래서 상당히 괜찮아졌는데, 2022년에 사건이 터지고야 만 것이었다.
- 심리상담도 마찬가지고 정신과 약물치료도 마찬가지이지만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데에는 많은 시간과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하고, 스스로 필요성을 강하게 느낄 수록 치료의 속도나 효과가 긍정적인 것 같다. 그렇다고 플라시보 효과는 아닌 것이 확실히 약물치료를 하면서 나에게 필요한 일들을 헤쳐나가는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 예를들면 나는 요가를 더 열심히 했다.
- 첫날의 뇌파검사는 하고나면 머리를 감아야한다. 수건과 드라이기가 준비되어 있지만, 따로 머리 관리를 해야하거나 다음 일정이 급한 사람들은 다소 불편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첫번째 치료에는 하루종일 시간을 비워두는 것이 좋다.
- 생리전증후군 때문에도 상담받아보았고, 약물치료를 받았으나 이상하게 이 부분은 해결 하지 못하였다. 아무래도 배란기 전후로 강해지고 생리 전후로 강해지는 특성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 그리고 약을 먹는 중간에도 기분이 나쁠 수 있다. 하지만 약물치료를 통해 알게된 점이 있다면 예전보다는 정신적 관리가 편해져서 그런 기분이 오래가지 않는 다는 점이다. 평소같았으면 늘 곱씹으며 불안했을 것을 약 먹기 전에 비해서 짧게 고민하고 다음 일을 만들어갈 수 있다. (긍정적인 사람이 되었다기 보다는 사건에 대해서 포기하지 않고 해결하려고 하는 에너지가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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