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26 - [살면서 느끼는 것들/경험담] - 우울증 약 먹어도 되나요? 1편
1차적인 우울증 약물치료는 허무하게 끝났다.
불어버린 5kg은 2차로 된 우울증 약물치료로 해결되었다는 것을 먼저 알리며 글을 써 본다.
24살에 대학교 졸업반을 정말 열심히 다녔다.
그냥 마지막이라도 힘써볼까? 하는 이유 보다는 20살에 사귀었던 남자친구와 종지부를 찍었고, 새로운 연하 남자친구를 사귀었던 이유가 좀 컸던 것 같다.
그냥 그 연하남에게 내가 새롭고 싶었고 무엇보다는 여유로워 보이고 싶었다.
반면 환경은 내 마음과 달랐다.
남은 대학교 생활을 마치면 나는 갈 곳이 없었던 것 처럼 공허하게 느껴졌었다.
마치 소속감을 잃을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아니 딱 그랬다.
대학원에 가야할까, 취업은 어디류 해야할까, 그 나잇대르면 누구나 하는 고민들이었다.
그 느낌에 대한 불안감은 약 28세까지 이루어졌으며, 현재의 나의 성격에 영향을 미칠만큼 큰 사건이었다.
25살 초, 나는 끝내 대학교 생활을 끝내며 졸업을 했다.
졸업이 반갑지 않았다.
왜냐하면 다른 친구들 처럼 소속감을 갖을 수 있는 곳에 내 이름을 올리지 못한 이유였다.
나는 불안감을 이기지 못하고 전공과는 완전히 다른 길을 선택했다.
쿨하고 싶으면 예술을 해볼까? 하고..
그래서 가죽공방에 취업했고, 어느정도 성과를 이루었다.
하지만 1년 반 정도 버티고 퇴사했다.
이후로는 퇴사의 연속이었다.
(덧붙이자면, 29이 되기 전 까지는 2년에 1번은 퇴사를 했다.)
첫번째로 정한 가죽공방에서의 퇴사는 8할이 내 성격 문제였다.
하나하나 따져보면 첫번째 직장이었지만 너무나도 마음이 불안했고(이러다가 늙어죽을 땐 쥐뿔도 없겠구나 했다), 그러한 마음가짐은 사람을 대하는데에 있어서 융통성도 상당히 결여시켰다.
하지만 나를 믿어준 사장님이 있었기에 내가 첫 직장에서 1년 넘게 버틸 수 있었던 것 같다.
첫 직장에 대한 애증은 내 애정보다는 적다.
사실 그 경험이 없었더라면 나는 사회성을 영원히 갖지 못했을 것 같다.
당시는 하염없이, 이유없이 우울했기 때문에 나는 스스로 세인트존스워트 등의 다양한 세로토닌제를 복용했다.
병원약은 먹기싫었다.
이미 불어버린 몸 때문에 나쁜 경험을 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면서 우울증에 대해서 조금 더 지능적으로, 생물학적으로 접근하려고 했다.
몸이 문제인가 싶어 운동도 해보고 산책도 해보고 열심히 해봤다.
조금은 나에게 관대해지려고 노력했다.
식단 조절도 해봤고, 나를 바라보며 긍정적인 단어를 붙여보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고, 잠깐 좋았다가도 다시 나빠졌을 때에는 마치 요요현상처럼 나를 짓누르는 우울감에 다시 몸을 맡길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마침내, 첫 직장에 몸 담고 있었던 26살에 일이 터지고야 말았다.
처음은 아니었지만 제대로된 자살시도를 했다.
무슨 로망이었는지 아끼던 스카프에 목을 감았다.
2022.11.27 - [살면서 느끼는 것들/경험담] - 우울증약 먹어도 되나요? 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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